<대사들> 1533.
패널에 유채 207x209.5cm. 런던 내셔널 갤러리.
그림을 보기 전 당시 배경을 알면 작품이해가 더 쉽겠죠?
16세기 유럽의 정치, 종교적 위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당시 유럽은 과학의 발전으로 과거 확신이 붕괴 되고 있었고, 종교적으로는 가톨릭이 신교에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영국의 국왕 헨리 8세는 왕비가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시녀였던 앤 불린과 결혼하려고 교황에게 왕비 캐서린과의 이혼을 신청합니다. 사실 왕비 캐서린은 헨리8세의 형의 아내. 즉 형수 였습니다.
형이 일찍 죽어 계승하게 된 헨리. 앤 불린과 결혼은 하지만 역시나 아들은 못낳고 딸 이번엔 이혼이 아닌 반역죄로 사형을 시켜버립니다. 헨리의 여인의 스토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건 작품 끝맺음 후에 이어집니다.
스페인이 강대국 이던 당시 캐서린은 스페인 왕의 딸이여서 교황 클레멘스 7세는 이혼을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그러자 영국은 가톨릭을 버리고 ‘영국 성공회’ 라는 새로운 종교를 만듭니다. 이 성공회가 지금까지 영국의 국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영국과 교황청 간의 갈등을 해결 하고자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는 외교사절을 영국이 보냅니다. 영국 국교회의 카톨릭 교회로 부터 탈퇴와 관련 프랑스 왕이 위탁한 외교업무를 비밀리에 수행하려고 온 대사들 입니다.
왼쪽은 프랑스의 대사 쟝 드 탱트빌로 오른쪽은 프랑스 라보르의 주교이자 조르주 드 셀브입니다. 조르주 드 셀브는 훗날 프랑스 대사가 됩니다. 이 둘은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합니다.
이들의 나이는 그림속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탱트빌은 오른손으로 당시 그의 나이였던 29라고 새겨진 칼집을 들고 있고, 옆의 셀브는 팔꿈치를 책 위에 걸쳐져 있는데 책에 그의 나이 25가 표시 되어있습니다.
매우 어린 나이에 사회적 지위에 올라와 있지만 16세기 당시 드문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나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징 즉 오브제가 많습니다.
위층의 선반에는 터키산 카펫 위엔 천구의, 휴대용 해시계 등 천문학과 시간측정 항해술과 관련 도구들이 있으며, 특히 천구의의 그림은 닭이 독수리를 공격하는 형상으로 프랑스(닭)가 유럽(독수리)에서 차지할 우위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시계에 맞추어진 4월 11일 10시 30분은 헨리 8세와 캐서린의 이혼날짜와 이혼서의 서명시간. 즉 영국과 로마의 결별, 유럽의 분열과 위기의 시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해시계를 확대해서 계속 봤는데… 어떻게 4월 11일 10시 30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ㅠ_ㅠ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주세요.
아래쪽에는 현이 끊어진 류트는 유럽의 조화에 이상이 생겼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지구본, 플루트 그리고 두 권의 책이 보입니다. 이 중 하나인 수학책은 1527년 독일에서 출간된 상인의 산술교본으로 펼쳐진 부분은 나눗셈은 실제 분열을 암시합니다.
펼쳐져 있는 다른 하나는 찬송가집으로 마틴 루터가 지은 노래로 ‘성령이여 오소서’와 십계명을 뜻하는 ‘인간이여 행복하기를 바란다면’이라는 구교의 중요한 노래가 나타나 있습니다.
이는 종교계의 화합을 원하는 당시 지성인들의 염원이기도 합니다.
맨 아랫부분의 자세히 보시면 해골입니다.
이 해골은 매우 치밀하게 계산하여 광학적으로 완벽하게 변형시킨 왜상입니다.
*왜상은 어떤 지점에 독자의 시선이 일치하는 곳에서 그림속의 어떤 형태가 정상적으로 보이는것을 말합니다. 화가는 자신의 원하는 의도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그림은 초기에 벽에 걸기 위해 만들어 진 것으로 해골 그림은 관객이 오른편 계단에서 내려오다 어느 지점에서 그림을 볼때 그림처럼 해골이 바뀐다고 합니다.
당시 여러 화가들이 다양하게 시도 하던 것이 정확히 작도 하여 왜곡시키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정물로 해골을 그리는 것은 당시 그림에 즐겨 사용되었는데 바니타스양식.
*바니타스는 ‘인생은 덧없다’ 뜻으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한 정물화 양식으로 불가피한 죽음과, 쾌락의 무의미함 등을 상징하는 소재들을 그림안에 등장시키는 양식입니다. 해골은 모래시계, 나비와 같이 인생의 무상함을 상징하는 소재였습니다. 모든 것은 유한하고 덧없스으며 죽음이 항상 우리 곁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삶의 진실한 가치에 접근하는 것임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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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회화에서 자주 나타나며 당시 프랑스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장 드 당트빌이 쓰고 있는 모자에도 해골 모양이 수 놓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 꼭대기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고난상 ‘예수의 구원’ 이 이들을 내려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화집에는 대개 이 십자가상 부분이 잘려 나간채 인쇄 되어있는데요. 편집가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편집과정에서 잘랐다고 합니다.
아까 이야기 하다만 헨리8세의 여인들은 어떻게 됬을까요?
앤에게 반역죄를 씌워 사형을 시킨 후 세번째 아내는 헨리가 진심으로 사랑한 여인 게다가 아들도 낳지만 출산 중 사망하고 맙니다.
그 후 클레브스 공작의 누이인 앤과 결혼하지만 독일지역 출신으로 무뚝뚝했던 그녀는 가장 짧은 결혼생활로 이혼하게 됩니다.
다음 아내는 캐서린 하워드. 스무살의 어여쁜 아내였지만 바람피다 걸려 사형을 당합니다.
그의 마지막 부인 캐서린 파. 늙고 말련엔 과대망상증까지 보이는 헨리와 결혼생활을 하지만 얼마 안되 헨리 8세가 사망하고 맙니다.
정말 헨리8세의 인생은 파란만장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을 조사하면서 역사적 배경도 알게 되고 정말 흥미 진진했던 포스팅이었습니다.
한 그림에 수많은 의미가 담아 그리는 한스 홀바인, 그림을 자세히 보면 수염 하나 하나, 옷자락 까지도 정말 정밀합니다. 그리고 지금 까지 본 작품 중 가장 많은 오브제가 담긴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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